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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드라마리뷰] 알고있지만, 송강이 나타났다.

by 김싱글씨 202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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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이야기

 눈 오는 날에 한 여자가 꽃다발을 들고, 새하얀 투피스를 입고 전시장을 들어선다. 전시장 안은 웅성대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은 꽃을 든 여자(유나비)의 남자친구의 작품 앞이다. 작품이름은 나비, 누가봐도 본인을 형상화한 것 같은 야한 작품앞에서 유나비는 걸음을 멈춰서고 이 상황을 이겨낼 힘은 없기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계속적으로 유나비를 가스라이팅을 해오던 그를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어졌고, 그가 바람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관계는 끝이 난다.  나비에겐 봄날이 찾아오고, 벚꽃이 눈꽃처럼 내리던 그 날도 나비는 작업실이다. 전남친과 헤어지던 날 나비는 바에 홀로 앉아 술을 마시는데, 한 남자(재언)가 나비를 지인으로 착각하고 말을 걸고 돌아가려는 순간 그의 뒷목에 나비문신을 보게 된다. 그는 나비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비 옆에 앉아 대화를 시작하는데, 나비를 조금 전까지 짓누르던 실연의 아픔은 그로 인해 눈녹듯 사라지고 그에게 매료된 듯 하다. 며칠 뒤 조용한 도서관에서 은밀하게 키스를 나누는 남녀를 보게 되고, 남자의 목에 나비문신이 있는 것을 보고는 그 남자를 떠올린다. 
 문득 늘 지나가던 야외작업실에서 눈에 띈 조형물이 나비의 발걸음을 돌리는데, 마치 알에서 깨어나는 나비유충 모습같기도 하고 생을 마감하는 나비의 모습같기도 한 것이 나비의 마음을 흔들었다. 빛나는 야작하려는 나비를 갤러리전 어시스트를 빌미로 후배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에 오라고 계속 권유하고, 그 자리에서 드디어 재언을 만나는 나비. 재언이 의도치 않게 여자들과 주고 받는 시그널을 보고는 나비는 재언에게 거리를 두고 싶어하지만, 재언은 나비에게는 의도한 플러팅을 하지만 헷갈리는 상황이다. 나비는 집에 도착해서 그의 행동을 되새겨보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그 날 이후로 재언이 자꾸만 신경쓰이고, 피지도 않는 담배를 핑계로 옥상에 올라가기도 하고 그가 있을 법한 곳을 서설거린다. 친구의 분실물을 찾아준다는 핑계로 야외작업실에 들른 나비는 재언을 발견하지만, 선뜻 다가가지는 못하고 맴돌다 재언이 나비를 발견하지만 나비는 물건을 챙겨서 돌아간다. 나비의 작업실로 찾아온 재언과 장난치다, 야작을 하게되고 벚꽃이 휘날리는 벤치에 앉아서 서로를 바라본다.
 

계속 볼 것인가

 한소희, 송강의 조합이 이렇게 해로울 줄은 몰랐다. 재언(송강)의 호흡마다 같이 호흡을 멈추게 되고, 나비(한소희)의 감정과는 동기화되는 마법을 볼 수 있다. 송강의 존재감은 이전 작품들에서도 있었지만, 로맨스물에서 송강의 존재감은 미쳤다. 전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예쁜 한소희를 보면 어느 남자라도 플러팅에 플러팅을 날리고 싶겠지만, '알고있지만'의 송강처럼 플러팅을 날려야 콧대높은 한소희가 넘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총 10회 작품인데 한회차가 지날때마다 아까운 느낌이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나비와 재언 사이의 갈등도 있고, 삼각관계도 생기지만 그 때마다 나비와 재언 사이에 대한 신뢰는 잃지 않고 끝까지 감상 가능하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선을 생각하고 대사를 만든걸까. 어떻게 해야 보는 사람이 더 안달나고, 더 애가 탈까 생각하면서 대사 한 글자, 한 글자를 쓴 작가에게도 박수를 전한다. 정말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친절한 것 같은 재언때문에 들떴다가 금세 불안해지는 나비를 보면서 20대의 사랑은 저랬었지 하는 생각도 들게했다. 그런 마음 들키기 싫어서 선을 그어보지만, 마음을 숨길 수 없기에 별 소용이 없고 재언만 바라보는 나비의 눈은 순수하다. 삶이 지루하거나, 무료하거나, 사랑이 없어서 타인의 사랑을 보면서 애간장타고 싶은 사람들은 '알수없지만' 강력하게 추천한다. 아직도 재언이 매력이 많은건지, 송강이란 배우가 매력이 많은건지 헷갈리는 부분이다. 미국 영화'키싱부스'처럼 시리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늘 시즌1을 이기는 시즌2는 없기에 여기서 마무리 되는 것이 제일 좋은 결말인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송강과 한소희 그림체가 닮지는 않았는데, 왜 이토록 잘 어울리는가 생각한 결론은 남녀간의 키 차이, 각자의 비율이 너무 잘 맞아 그림체 따위는 무시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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